김녕해안도로-성산일출봉-섭지코지-김녕미로공원-호텔-성읍민속마을-허브마을-제주민속촌박물관-월드컵경기장-1100도로-탐라대학교-1100고지- 공항(렌트반납)-찜질방(용두암)

7월 11일
4시반에 일어날려고 했습니다만...
전날 평소와 달리 과음을 했기 때문에 5시 넘어서 일어난듯합니다.
부랴부랴 옷챙겨입고 (사실은 입던옷그대로 세수만;;) 사진기 챙겨들고 일출을 보러가자고 애마에 채찍을 가하며 달려갔습니다.
문득 가다가 해안도로를 타자던 계획이 제대로 시행된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해안도로를 따라 신나게 갔습니다.
해도 뜨기전(더불어 잠도 깨기전) 운전을 하며 바라본 경치는 그동안 봐았던 제주의 모습과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비릿한 바다내음, 해가뜨기전 밤인지 새벽인지 구분을 못하게 만드는 남색빛 하늘, 우연히 스쳐지나간 영화에서 볼듯한 바다 가까이에 있는 섬마을집, 아침일찍 일나가시는 자전거를 끄는 한 노인. 이 풍경이야 말로 제가 늘 상상해오던, 관광지 제주와는 다른 , 제주 . 바로 그 이미지였습니다. 도로 공사중이라 운전하기엔 약간 터프한 곳이였지만 그 날 새벽에 본 아름다운 광경은 오래 기억날것 같습니다.

서둘러 해안도로를 타고 도착한 곳은 성산일출봉이였습니다. 안타깝게도 목적지가 보일듯하니 , 해가 떠버렸습니다.
날이 흐려서 해가떠도 뜬건지 잘 보였기때문에 놓친거에 대한 얼마간의 위로는 되었답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매표소에 직원이 없겠지라는 생각에 룰루랄라 거리면서 들어가려고 하자, 츄리링차림에 쉭쉭거리는 숨소리의, 다찌마와 리 같은 분위기의 한 총각이 "잠깐만요!"라고 외치며 달려옵니다. 그렇습니다; 매표소 직원이었던것입니다. =_= 우리는 실망하였지만 그래도 서로 토닥거림서 오르막길을 올라갔답니다.
잔디인지 이름모를 풀인지, 녹차밭만큼 넓어보였습니다.
잠시 풀을 딛고 주변을 감상한뒤 전 내려가고자 하였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끝을 봐야하는 바이올렛양의 설득에 당해서 아무튼 올라가보자는 겁없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올라가면서 오른쪽으로 살짝 고개를 비틀어보니 왠 말 한마리가 누워서 다리를 쭉 피고 있더랍니다.
순간적으로 말은 죽을때에만 눕는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 저 말 죽은거 아냐? 라면서 놀라고 있는데 아주 잠시후 우리가 걱정한걸 알았던지 폴짝 한방에 일어서더군요. 아주 드문, 누워서 자는 말을 만난 셈입니다.
이만큼 가면 다왔겠지하면 헥헥 소리를 내며 바이올렛양에게 아직 멀었냐고 묻자, 반도 안왔다고 합니다. 아무리 뒷산을 자주 타는 저이지만 이곳은 뒷산과 쨉(!)도 안되는 높이였나봅니다.
조금 올라가서 지치고 , 땀이 줄줄 쏟아지고, 허벅지는 후들거리고, 종아리는 딴딴하다 못해 쥐가 날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기다 저는 젤리슈즈라는 무모한 모험을 하였기 때문에 뒤꿈치마저 엉엉 우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시간!이상을 올라갔던거 같은데 실제로는 한시간의 반정도(3분의1?;;)도 안걸리는 시간이 들었습니다. 올라가서 힘든건 힘든거지만 그보다 더한건, 넌 산도 자주타면서 왜 못올라가냐라고 옆에서 놀려대는 얄미운 바이올렛양이었답니다. 일출봉에서 밀어주고 싶었습니다. =_=;;;;
목표에 이르자, 움푹 패인 초록빛세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믿어지지 않는, 국자로 한번 푹 푼듯한 곳에 나무가 여기저기 자라고 있었습니다. 등쪽으로는 제주도의 해안과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보기에 좀 큰;;) 들이 얼마나 멋졌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심해서 삼각대를 세워두고 둘이 사진찍기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내려오며... 올라갈땐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여러 괴상한 바위들도 구경하고요. 사람얼굴처럼 생겼던 바위밑에서 보이던 콧구멍같은 것들을 보고 혼자 좋아했습니다. ;;
제주도 여행에서 성산일출봉을 빼먹으면 두고두고 맘에 걸릴꺼같았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꼭;; 운동화를 신고서 올라가셔야 한답니다. 물론 중간에 매점도 있으니 어쩜 살 수도 있을거라는;;;

이 근처까지 왔으니 섭지코지를 안들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곳은 여행오기전부터 콕 찍어둔 곳이었습니다. 저는 올인은 안봤지만;;;
여기에 도착해서 보니 올인사진이 곳곳에 걸려있어서 그랬던 곳이라는걸 금새 알겠더군요. 이곳도 역시 이른시각에 가니 표를 살필요도 주차료 낼 필요도 없었습니다. (결정적으로 행복했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고개를 탁 돌려 오른쪽을 쳐다보는 순간, 종아리가 다시 딴딴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르막길이였던거죠.
하지만 오르다보니 이곳은 오르막이라고 말하기도 뭐한 거의 평평한 지역이었습니다. 역시 풀들이 쫘악 깔려있고, 얼핏 TV에서 본적이 있는 교회도 멋지게 등장합니다. 그리고 맥주나 캔커피 CF에서 본듯한 바다를 향해 멋지게 트인 야외테라스. 각종 폼을 잡으면서 사진 엄청찍어댔습니다. 교회 뒤쪽에는 벤치들이 오붓하게 늘어져있구요. 풀들사이를 막 헤치고 지나가면 귀뚜라미들이 우는 소리가 나고, 뭔가 옆에 폴짝거림서 날고 뛰는게 느껴집니다;; 이 정원 구석구석 이병헌사진 송혜교 사진 엄청 많습니다. 그리고 재밋는 것이 하나있는데.
둘이 키스씬을 찍을때 발의 위치를 평평한 대리석위에 잘 박아둔게 구석구석있습니다. 사진과 함께. 연인들, 따라해보라고 일부러 만들어놓은거 같은데 제 생각에는 저 돌들도 커플들 등쌀에 얼마 못갈꺼같습니다. 혼자 구경하고 있는데 바이올렛양이 성큼성큼 어딘가를 다녀오더니 온몸에 거미줄을 감아보고 왔답니다. 뒤쪽에 제단처럼 보이는 곳에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관광객이 안들어왔었는지 거미줄 무더기로 있다고 투덜거립니다. 아무말도 안하고 혼자 빨빨거리고 잘 돌아다닙니다. 그렇게 다녀와선 저기는 더 이상 못가. 등등.
걸어다니는 네비게이션 역을 충실히 합니다;;;
아참, 섭지코지에서 보는 바다도 멋졌습니다. 약간 날이 흐릿하고 바다는 검게 보였고, 바다 위로 보이는 커다란 돌덩이 둘이 해삼과 달팽이로 보이긴 했지만요.(배고팠나봐요;;)
방해꾼 한명도 없이 구경 잘했답니다.
돌아가는 차 속에서 약간의 소방훈련과 과녁을 빗나가 기어부근을 흥건히 적신 아밀라제 분출사건... 등이 기억나는군요. ^^;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중에 들린 김녕미로공원
이곳도 일찍가면 입장료 안내도 될꺼라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어떤 외국인이 지키고 서 있었어요. 외국인 사장이였습니다. 직원이 없는관계로 나와서 계산하라고 하길래 , 빨리 나오면 입장료 안받을지도 모른다는 계산을 하고 후다닥 들어갔더니...
후다닥 나오긴 합니다. =_= 이 놈의 젤리 슈즈. 비온뒤라 땅이 질퍽해서 어디로 피해서 가든 진흙이 같이 발가락에 딸려들어옵니다.
미로공원안에 화살표 표시도 있고, 하트 모양으로 손질도 해놓고 하는데... 그리고 나중에 바이올렛 양이 팜플렛보고 말해주기를 미로전체그림이 제주도 지도를 본뜬거라는것, 뱀모양도 있다는것을 말해줬긴 하지만 약 12분 만에 탈출하고자 하는 의지의 우리는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거미줄 떼어내기 바빴고, 그네 의자를 배경삼아 사진찍기 바빴습니다. 상품이라도 줄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더군요. =_=
다행히 바이올렛 양이 사장 딴곳에 있는 사이, 힘없는 직원을 ,우리 너무 금방 나왔다는 말로 구슬려서 다행이 깎았습니다.아마도 미인계가 통했나봅니다. 자기 멋쟁이~~!! 후후후._M#]

이미지출처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 준비를.
이 와중에 저는 또 낮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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