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내가 좋아하는 최고의 반찬은?

쇠고기~ 생선~~ 이런거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최고의 반찬은...
바로 콩나물과 시금치입니다.
이 간단해 보이는 나물 반찬은 만들려면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야하는 복잡한 반찬입니다.
아무래도 그 과정중에 제가 하기 싫은 부분은 아무래도
"다듬기" 과정이지요..
콩나물...우선 할려면 콩나물 머리부분에 비닐모자랑 꼬리 끝부분도 살짝 다듬죠. (요즘엔 안 다듬나요?) 콩나물 500원어치만 사도
다듬을려면 얼추 제 실력으로는 30분이 걸립니다.
시금치요... 한단 다듬으려면 허리가 뽀사집니다.
잎도 노랗게 변한건 떼내야하고, 그놈의 대갈을 작은 부분으로 나눌려면.....ㅠㅠ 그리고 씻기~ 귀차니즘의 대명사인 저는 씻는거 무지 싫어합니다. 시금치도 깻잎도 상추도 잎부분의 주름진 부분을 닦기 위해서 한잎 한잎 흐르는 물에 씻습니다. 그래도 약간 찝찝한 구석이 있지만요.. 물엄청많이 들어갑니다. 이것또한 허리 휘어집니다.
(콩나물은 한가닥씩 안씻습니다만;;;;;)
요즘에는 야채 반찬을 좋아하는 어린이가 별로 없다던데...
아무래도 저의 2세는 콩나물과 시금치만 먹고 자라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잠깐 해봅니다.
그 다듬는 부분에만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아마 그것때문에라도 제가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잠깐 생각해봅니다.
(물론 야채를 씹을때의 소리,느낌도 좋아요~ )

멸치... 어렸을적에는 너무도 싫어했답니다.
그 조그만 생선에 눈이 박혀있는걸 오드득 씹어먹어야 한다는것.
그 안에 내장에 바짝 말라 있을텐데. 눈뜨고 죽은 (!) 시체를 통째로 씹어 먹어야한다는게 어렸을 적에는 보는것 자체가 고통이였습니다.
(게다가 잔멸치는 똥도 고스란히 들어있겠죠? -_-;;)
고등학교 시절 시골 할머니께서는 늘 깻잎 반찬과 멸치볶음을 타파통 2개 분량으로 해서 자주 보내주시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먹는 습관이 들긴 들었는데... 어느날! 멸치를 먹다가 우두둑 소리를 들었고 멸치 안에 용케 섞여 들어갔던 돌인지 뭔지를 먹다가 이가 살짝 부러졌습니다. 지금도 치과는 무섭지만.. ㅠㅠ 그당시에는 그게 더해서 부러졌는데도 가지도 않고, 자라나는 사랑니와 더불어 그냥 두었습니다 . 그래서 많이 썩히게 되었는데요. 작년에 치과치료를 어쩔 수 없이 받으면서 치과의사선생님한테 안좋은 소리 들었습니다.
적은 나이도 아니면서 오랫동안 방치해두었다는 말이였죠;;;;
지금도 부러진 이에는 손도 못되고 ,혀끝으로 더듬으면 날카로운 감촉을 즐기고 있답니다;;;;
아무튼 그 이후로는 멸치 다시 안좋아하게 되었죠. -_-
멸치 이야기를 하면 대학교때 1년간 같이 살았던 친구녀석이 떠오릅니다. 내가 멸치의 눈 이야기를 했을때 그녀도 그녀의 엄마가 나랑 똑같은 소리를 했다는 말에 함께 웃었던 기억과 함께요..^^

장조림....
중학교 2학년때 짝궁. 이세원이라는 아이가 생각이 납니다.
중학교 시절, 우리때는 급식. 이런건 꿈도 못꿨었습니다.
(매일매일 도시락 싸가는게 어머니에겐 얼마나 큰 귀차니즘이였을까요;;) 그당시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별다른 반찬을 싸가지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계란 말이와 김치.
이런 시절에 그녀의 반찬은 정말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일으켰는데 그게 바로 "장-조-림" 이었습니다.
그녀의 반찬통에 ,그녀처럼 새초롬히, 그리고 정갈하게 고기와 메추리알이 자리잡힌 장조림은 저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답니다.
맛도 맛이지만.. 그녀는 꽤 여성스러운 아이였고, 깔끔한 자태를 뽑내던 새침떼기 였지요. 그녀의 반찬도 그렇게 보였고...
그래서 그때부터 장조림이라는 반찬은 하나의 여성성의 상징으로 자리잡혔답니다.
후에 커서 장조림을 직접 요리해보았을때 고기의 핏물빼는거외에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없다는것도 큰 충격내지 깨달음이였지만..
지금도 저에겐 장조림이란, 모성과 그리고 여성성의 상징,응집체입니다.^^
지금은 그 아이 어디에 있을지. 연락조차 못해보았지만..
엄마가 되었다면 그녀도 그녀의 엄마와 같은 깔끔하고 정성이 가득한 도시락을 싸주는 엄마가 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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