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졸려워지기전에 갑자기 쓰고 싶어진 것.

여자 아이의 로망은 역시 이쁜 마론 인형이 아닐까.
어릴적 난 인형이라는걸 아홉살 이전(?)에 처음으로 갖게 되었답니다.
"미미"(사실 미미가 아니었을지도;; 기억이 잘은 안나요.)라는 인형. 물론 내가 떼를 쓰는 성격이 아니어서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 의문이지만 내가 참 좋아했고.
뭘 할줄 아는 나이가 아닌데도. 베게속 헝겊(예전에는 솜이나 게르마늄 등등이 아니라 헌 옷 조각들이 속에 많이 들어있었지요.)을 꺼내어 천을 몇개 이어 옷 비슷한것들을 만들어내고 머리 빗질하는것도 참 좋아했었죠. 인형에겐 침대도 있었고 한복도 있었다는;;; 기억이 나네요. 아~ 이 인형 침대 사러 다녀오면서 동네 전봇대에 불이 붙는 신기한 광경도 목격했고요...그러나 시간이 지나 인형의 존재를 잊게 되었지만요 ...
4학년이 되었을때 외삼촌을 따라 창동시장(쌍문역근처)에 가게 되었는데..
외삼촌이 인형사주신다는 말에 여동생은 덥썩 인형을 손에 들고,,
저는 괜찮다고 어른스러운척 하다가 끝끝내 돌아서는 발걸움에 서러워서 울면서 손에 얻은 인형. 미미의 언니(이름이 생각이 잘;;)
그 인형에게는 인형옷 몇벌도 사주고 참 좋아했었는데요.
초등학교 4학년때 성적이 엄청 떨어졌다고 아버지가 동생보고 갖다버리라는 말에 여동생은 숨겨주지도 않고 냅다 갖다버렸다지요;;;;
참 좋아했던 인형인데 지금도 가끔 그 일로 동생을 원망하곤 해요.

^^; 그리고 나서 이사갈때쯤 찬합속에 숨겨져있던 이쁜 미미인형!
발견해내지요. 어렸을때부터 저의 건망증은 못말릴만했었나봐요.
분명,인형의 집이라고 그 안에 넣어두었던 거지요~
그 이후로는 인형에 대해 그다지 집착은 하지 않았어요. 여전히 찬합속에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인형보다는 친구들과 더 많이 지냈거든요. 그리고 중학교 입학 무렵 동네 꼬마에게 큰맘먹고 인형을 물려줬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 그랬는지.. -_-;;;;

그리고 그 이후로는 별로 생각안하면서 지냈었는데..
한 2년전쯤에 바비 인형이 너무 갖고 싶어졌답니다. (제가 아마도 키덜트에 속하는 족속이 아닐까여?) 그래서 라푼젤 바비 인형을 샀는데... 술마시느랴 노느랴 구석에 처박아놓고 돌봐주질 않았네용.
그래서 지금은 제가 만들었던 빠삐용 옷을 입고 처량하게 지내죠.
옷을 만들어준다던가 리페인트를 해준다거나 그런거 다 생각하고 있긴 한데요. 어렸을적 마론인형에게 로션(얼굴 이뻐지게 해준다고)을 발라주다가 시커멓게 변해버린 그 인형을 생각하면 쉽게 ;;;손을 댈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지금 배우려는 돌하우스... 어쩌면 그동안 버려두었던 인형에게 미안해서 해주려는 ...;;물질적인 보상이 아닐까 싶네요.. ㅋㅋ

자기전, 제가 마음을 듬뿍 주었던 인형들이 생각나서 이렇게 주저리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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