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식과 부채감 등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서 가장 어리석고 나약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식을 택했다. 즉, 그를 미워하게 된 거였다.(p.192)

그날, 아침부터 엄마는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했다.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마음이 싱숭생숭해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허둥거리다 문지방에 발을 찧기도 했다. 이유 없이 얼굴이 화끈거리고 자꾸만 목이 탔다고도 했다. 피곤해서 그런가 싶었지만 오후에도 내내 들뜬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 저녁 무렵이 되어 누군가 벨을 눌렀을 때 엄마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뭔지는 모르지만 마침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기분에 다리가 후들거려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그러다 겨우 문을 열고 중절모의 노인과 마주 섰을 때 엄마는 대번에 그를 알아보고 가슴이 무너져내렸다고 했다. 그것이 엄마의 러브스토리였다.(p.208)

 우리는 서로 사랑했던 걸까?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아무런 약속도 기대도 없는 쿨한 사이였을 뿐이다. 열정이 없으니 상처도 남지 않는데 당연했다.(p.216)

 한 인간의 삶은 오로지 이타적인 행 동 속에서만 완성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누군가를 돌보고 자신의 희생하며 상대를 위해 뭔가를 내어주는 삶.....(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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