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은 물론 친구들과 놀고 재밋었던 추억이 있긴 하지만
몇가지 안좋았던 추억이 있다. 날씨도 안좋고 기분도 꿀꿀허니 그때 그 시절이 떠올라 몇자 적을려고 한다.
01. 내가 조금 자랐다는 생각이 들던 초등학교 2학년
지금이야 임원이 되는 사람은 공부나 기타 생활과는 별로 상관없이 인기도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들 하나.. 내가 초등학교 2학년때는 성적순과 그리고 선생님의 이쁨을 받고 있느냐 뭐 그런식으로 임원을 선출하곤 했다. 물론 뽑기야 아이들이 뽑지만 , 개인기도 없고 어쨌튼 공부만 좀 하면 반장도 하고 지들끼리 다 해먹는 그런 때가 있었다. 아무튼 나도 어찌저찌하다가 임원후보에 오르고 투표라는걸 하게 되었는데.. .
솔직히 그다지 튀는 외모나 성격도 아니었고 그 "벼슬"이라는걸 해먹자는 생각도 없었는데... 이 기억이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당시 나에겐 친하게 지냈던(이라고 생각이 드는) A양도 함께 반장후보에 나갔고 후보 달랑 2명을 두고 투표라는걸 했다.
결과는 간발의 차이. 단 1표 사이로 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볼뻔했던 반장의 자리를 놓치게 되었다 -_-;;
그런데 게임에는 룰이 있듯이 , 선생님께서 투표전에 후보는 반드시 자기 이름을 쓰지말것이라고 하셨는데... 나는 내 이름을 쓰지 않고 그 아이 이름을 썼고 , 그 아이는 자기 이름을 썼다;;;
그러나 말만 룰일뿐 그 아이는 자기 이름을 썼다고 실토했음에도 반장이 되었고,,, 나는 낙오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배운 "배신감"이라는 감정이였고, 그래서 이 기억이 오래도록 남나보다.
우리 집안의 가훈이었던 정직함이 그다지 필요없다는 것에 대한 복잡했던 느낌과 세상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라는 새로운 각오등을 다진 안좋은 추억..
초등 2학년때 반장... 뭐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때의 내 감정상태가 꽤 복잡했던것 같다. 그리고 이 계기로 약간은 성장했던것 같다.
02. 촌지사건
초등학교 시절 , 난 좀 선생님께 이쁨 받는 타입이었다.
물론 꽃미녀적인 외모........
이런건 전혀 아니었고 달랑 탈선하지 않는 타입이라서 그랬던거 같다.
초등학교 5학년때 스승의 날이였는지 추석이었는지 명백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다음날 선물을 사가야하는 날이었는데...
어머니께서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셨고 결론적으로 너무 바빠 선물을 못사가게 되었다. 그래서 어머니께선 급함김에 스타킹에 2~3만원 정도를 넣고 포장을 해주셨다. "선생님 가져다드려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직접 선생님께 드리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고,
그러나 다음날 아이들의 선물공세가 한바탕 끝내고 너무 얇았던 내 선물을 드리기 뻘줌하여서 얘들이 거의 집으로 돌아가고 선생님이 다른곳으로 갔던 틈을 타서 그 스타킹을 선생님 탁자위에 놓고 왔고,
그 일로 집에 돌아가서 속상해하던 어머니께 한소리 들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그냥 선물이라고 생각해서 별로 아무생각이 없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혹시 선생님들이 나를 이뻐한것도, 내가 공부를 잘했던것도 어머니가 매학년 선생님께 촌지를 드리셔서 그런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나를 점점 자신없게 만들어갔다.
이후로 나는 스스로를 능력도 없으면서 엄마 치마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괴롭히곤 하였다.
몇년전에야 엄마랑 이 이야기를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엄마 혹시 5학년때 그런것처럼 매년 선생님께 그런걸 드렸던거야?
라고 묻자, 어머니는 아니라고 그때는 선물을 못드려서 그런것뿐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이미 내 맘은 그때부터 멍들어져있었는데 뭘.
이제는 지난일이야 라곤 말하곤 하지만...
뭐 지금도 이런걸 선생에게 주는 사람이 있다니깐...
만약 이 아이가 커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 받을 충격같은것도..
부모가 될 사람이라면 염두해두었으면한다.
그 때 나는 자신감을 잃었으니깐..
03. 초등학교 6학년
내가 최고로 싫어했던 선생님이 있었다.
유땡땡 선생님이라고 싫어했는데 기억에 잊혀지지 않는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그 선생님은 30대 후반의 여성이였는데 목과 어깨의 경계선. 즉 목주름이 엄청 진하였고..
나는 수업시간마다 그 목주름을 보면서 '저건 분명히 외계인에게 납치되어서 분리되었다가 꼬매서 자국이 깊게 남은걸꺼야'라고 생각을 하였다.. (초등6학년이 어쩌다 이렇게 비현실적이 상상을 한건지;)
그리고 이후로 나는 목을 내놓고 잠을 못자고 있다.
목에 이불을 감거나, 아니면 뒤집어진채로 자서 목의 그 부분을 보호하고 자는 습관이 생겼;;;;;;;;;
아무튼 6학년때는 우리반에 뻥쟁이라고 소문나고 , 친구도 별로 없던 그런 아이가 있었다. 그런데 내 성격상 싫다는 소리도 못하고, 또 그렇게 싫어할 이유가 없어서 그 아이가 나랑 놀자고 하면 놀아주고 뭐 그런 편이었다.
어느날...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그 아이를 불러내 쓰잘데기 없는 심부름을 시키시곤 반아이들에게 눈을 감으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제껏 저 아이에게 한번이라고 거짓말당한 사람있으면 손들어봐"라고 말씀하시곤..곧이어 그 아이가 다시 돌아오기 전에 연습장에 속은 거짓말을 써서 내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주위를 둘러보았을때는 꽤 많은 아이들이 열심히 끄적이고 있었다. (대부분이였다.)
그리고 선생님이 하시는말은 그 아이가 거짓말을 하도 많이 하고 다녔다네 어쩌네 ~ 하는데 왠지 그 선생님이 그 아이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게 아니라 그 동안 쌓인 울분(?)을 표출하는것처럼 보였다.
그 아이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는지 어쩐지는 잘 모른다.
왜냐하면 난 그냥 그 애가 뭐라 하면 믿었기 때문일꺼다.
(소문에 상관없이 그 아이는 꽤 밝고 나에겐 잘해주었다)
거짓말을 한다는 생각은 해본적도 없었고...
그런데 어리석게도...
나는 이날 죄를 짓고 말았다.
아이들이 연습장에 빡빡하게 그 아이의 죄를 인실짓는 동안...
나는 나도 모르게 주위 분위기에 압도되어 ...그 아이에 대한 거짓말을 써버린것이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다른 아이들은 사실만을 썼을까?
정말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그 아이에게 속았던걸까?
그리고 그 이후에 나는 친구 하나를 잃었고...
선생님이 심부름을 시킬때는 내가 뭔가 잘못한게 있나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야말로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았다.
...
선생님이였다면 아무리 그 아이가 잘못했어도 학급 아이들 앞에서 그러면 안된거였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 선생님은 자질이 없었어 라고 냉정히 말할수 있다.... 그러면안되는거였는데 나는 왜 말을 못했던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