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달여, 그러니깐 막내군동생방에 있던 책장을 모조리 거실로 옮겨놓았던 그 날, 아니 어쩌면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지도 모릅니다.
한동안 문화생활이 거의 없었던 상태였고,5월은 한달 내내 우울하여서 나갈 생각조차 없었던 때였었어요.
그래서 아마 생각도 못하고 있었을겁니다.
무슨 이야기냐하면....

[과거회상]
친구가 CGV 무료 예매권을 두장이나 주었더랍니다. 씨즐러를 좋아하는 절 위해 무리해서 씨즐로 무료 쿠폰과 영화표2장.
나름대로 소중하게 간직한다고 좋아하는 다이어리 뒷장에 고이고이 꽂아두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블로그 이벤트도 있어서 당첨된 두껍님께 쿠폰을 보내드렸지요.
시간이 흘러 흘러...
5월 21일, 현남씨의 졸업시험이 끝났습니다.
22일은 여러번 말씀드린데로 역사적인 마라톤 거사일이였고,
우리는 그날 마라톤 끝나고 영화보러가자!라고 "굳은 언약"을 하였었는데.. 왠일인지 다이어리에 영화표가 없었답니다.
'어디로 갔을까? 씨즐러 쿠폰은 있는데..'
'혹시 어무니께서 또 몽땅 버리신건가?'[사건페이지참조]
그러다가...
아무래도 막내군이 휴가나오기 전에 막내군 방을 몽땅 뒤집었던 그 날이 생각났답니다. 책장정리하던 "막노동"에 버금가던 힘을 써야했던 그 날이 말이죠.
아마도 영화표는 제가 기억하기 쉽도록 책중에 하나에 끼워둔것이 분명했습니다. 제 특성상,지폐돈이나 뭔가 소중한건 책에다 잘 끼워두는 면을 스스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책이냐가 문제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장식용 원서냐 아니면, 사전에다 끼워놓았느냐.
원서와 사전 모두 뒤져보았지만 나오지 않았었습니다.
난감했습니다.이 책들 사이에 없다면...어느 공책에 끼워 책정리하면서 버린게 아닌지 걱정이 되었구요.
물론 어딘간 있을꺼야 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쪽에 더 가까웠답니다.
평소 좋아하거나 아끼는 것들은 잘 안쓰고 아끼는 편이랍니다.
대표적인 예로 중학교때 샀던 고인돌 가족 그림의 "파일"형식의 노트랍니다. 아끼고 아껴 정말 좋아하던 친구 두세명에게만 뜯어서 편지를 보냈던 노트. 지금도 아껴진채 집에 있습니다. 누렇게 변색된채.;;;; 결국 쓰지도 못하면서 좋아한다고 엄청나게 인색하게 구는 약간 이상한 성격. 짐작이 가시지요?
고인돌공책, 친구들에게 받은 필기구들, 고무로 만든 반지 등등.
제대로 쓰기전에 못쓰게 된것들이 많은터라(게다가버리지도 않는다는), 아마도 이번 영화표도 그런 경우라고 생각하고 좌절을 느꼈답니다.
성격한번 고쳐봐야하지 않을까하고 말이죠.
이 티켓을 준 친구에게는 이런 내색도 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을 알면 폭력을 쓰지도 모르니깐요.ㅠ_ㅠ

그_러_나
방금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실은 펜잘 찾는거로부터 시작된 일이였는데..(두통때문에 펜잘을 먹어야하는데 찾을수가 없어서;;;; <- 제가 찾아냈습니다!)
어떻게 현남씨와 이야기해보니 영화표가 집에 아직 있을수도 있다는 말을 얼핏하였습니다. 현남씨가 엄청 집착하는 면이 있어서;;;
낼모레가 시험인데 공부는 안하고 그때부터 사전쪽부터 뒤지기 시작하는겁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최근에 블로그에 올라온 독후감을 따라 책들을 뒤져보았습니다. 혹시 저번에 뒤져봤어도 모르는거 아닙니까;;;;
그런데 제가 집어낸 3번째 책을, 기대도 없이 펼쳤더니...



쨔잔~~
영화표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흑흑 감동의 물결이...ㅜ_ㅜ
얼마전에 잃어버려 분실을 다시 받아야했던 인터넷 뱅킹 카드, 그리고 더 당황스러운 일은 어무니께서 없애버렸다고 생각해왔던 카드와 운전면허증이였습니다.
카드는 원체 즐겨쓰는 편이 아니고 누군가 쓴 흔적도 없었기 때문에 신경은 아예 안썼었지만... 운전면허증까지 여기에 같이 있었을줄은!
면허증이 없어져서 그동안 운전할때 혹시 면허증검사할까 조마조마 했었거든요. 이제 다시 나의 스타일로 맘껏 운전할 수 있게 된겁니다. +_+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할까요?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범인의 정체가 마지막에 드러나면서 그의 행적을 쫘악 보여주는 그런 기분이라고 하면 아시겠지요?
비로서.. 이 책에 끼워서 침대옆 선반위에 두웠던것까지 기억이 나더군요. 그 이후 기억은 없습니다만;;;;;;

영화표도 찾고 한바탕 신나게 현남씨와 웃어댔지만....
차츰...
우리집 미래가 암울해보입니다.
현남씨도 울 어무니도 만만치 않은 건망증 도사들이신데...

앞으로 가스 단속 철저히 해야겠군요.
우리집 세 여자들의 건망증이야기는 책으로 써야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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