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쟁 배경으로 한 사랑의 대 서사시"라고 광고카피에 썼음직한 영화다.
전쟁전의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의 교감이었지만 그 감정으로 두 사람은 겨울같은 혹독한 기간을 견뎌 낼 수 있었다는.
아이다의 아버지는 그녀의 어머니와 22개월간의 결혼생활을 하였지만 그 사랑으로 평생을 살 수 있었고, 그녀 또한 아버지의 운명처럼 비극적이지만 그 사랑으로 평생을 살 수 있었겠지.
영화속에서 인만과 아이다의 사랑을 짧은 대화가 기억에 남는데.
아이다가 과묵한 인만에게 왜 말이 없냐고 묻자, 대화가 많은게 중요한게 아니라 같이 있는게 중요하다는 요지의 대답(말이 꼭 오가야만 서로를 알 수 있나요? 서로에 대한 느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밤새 누군가를 그리느라 아침에 일어나서 가슴이 저리면.. 그 기분을 말로 뭐라고 표현해야하죠?":네이버명대사에있는말)
전쟁 전에도 확실하게 사랑을 확인하거나 그런 단계가 아니었는데 "그 한사람"이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라는 걸 어떻게 확신할 수 있었을까? "그 한사람"을 위해 목숨도 보장되지 않는 전쟁이란 상황에서 묵묵하게 기다릴 수 있었을까?
난 영화를 보면서 그런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내가 마음속으로 고민이 되었던건 아마도 그런 확신같은 것이 부족했던 것일까? 그 사람이 "그 한사람"이 아니라서 그런걸까? 아니면 단순히 내가 의심히 많았던 것일까?라고.
아이다와 인만의 이야기 외에도 루비와 루비의 아버지 화해. 이웃 아주머니의 아픔 등 비극적인 상황속에서도 인간미 흐르는 이야기도 맘에 들었지만, 인만과 아이다의 러브씬(?)에서 루비는 도대체 왜 운건지 아직도 난 모르겠구나.
마지막으로 몇년 전에는 꽤나 지루해보이던 영화가 시간이 흐르면 재미있을수도 있다 리스트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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