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는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은 희고 곱고 길게뻗은 예술을 창조하기 좋은 손, 화초등 동식물을 구해내는 생명의 손, 일단 마이너스였다하여도 플러스로 이끌어내는 마이다스의 손, 바느질 요리 못하는게 없는 솜씨좋은 손...
 나의 손은 어디에 들어가나 생각해보았는데 역시 위쪽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의 의미에 가까운 재앙의 손 정도 되는거같다.

 한 십년 전쯤에 M양의 집에 갔었더란데 전자키보드가 있는거다. 어렸을적부터 한동안 피아노를 배운 경험이 있었더라서 뭐 저거 한번 켜서 쳐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플러그를 꽂은 것 뿐인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작년쯤인가. 평소와 같이 전기장판을 켜놓고 잠을 뒤척였는데 장판에 불이나서 침대를 살짝 그을렸고.

세번째로 오늘은 현남이 침대맡에 꽂혀있던 침대등.
사실 뭐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니깐 사은품으로 딸려왔던 것인데 예전에 몇번 사용했다가 별로 실용성이 없어서 구석에 쳐박아두었던걸. 엄마가 곰돌이라고 귀여워서 꽂아두신듯하다. 아무튼 그게 그냥 벽에 있길래. 순전히 아무생각으로 켜보았던것 뿐인데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하얀곰이 까맣게 되어버리고 전구였던 부분으로 보여지던곳이 조각조각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탄 냄새가 집안에 돌고 당황한 나는 아래부분만 남은 곰돌이를 떼어내고 청소기를 들고와서 조각조각들을 치우려고 하는데 아뿔사 전기가 다 나가버렸다.
 관리실 아저씨를 불러야할지, 한국전력공사에 전화를 해야할지 난감해하며 생각해보니 일요일이라 분명 다 노는날일테지 -_-
 이런 생각을 하고있었는데 다행히 차단기만 올리면 되는거라고 건너건너 듣게 되었다는...;;;;

뭐...이런 일들이 몇년을 주기로 일어나다보니 분명 난 가전제품에 맞지않는 사람일꺼라는 생각이 들며, 펑펑 터지는 재앙을 가져오는 재앙의 손이 아닌가 하는 다소 웃긴 생각도 해보며 나의 연말은 그렇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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