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들께서 제가 어린시절부터(그러니깐 경상북도 영덕에서 여주로 이사오신 후로)하시고 계신 고물상. 지금은 저렇게 바벨탑처럼 높게 쌓아졌더군요.고철값이 많이 올랐다고 좋아하시던 : ) 지금은 하이마트도 수퍼도 들어선 동네지만(심지어 마을버스까지!!!) 어렸을적 할아버지댁 바로 옆에 있던 이 고물상을 찾아가려면 불빛이라곤 전봇대 몇개뿐이던 논둑길을 따라 걸어가는게 꽤 무서웠어요.  논에서 아재들과 고모들과 메뚜기를 잡아서 구워먹기도 하고 미꾸라지들이 소금에 몸부림치는걸 보기도 하고... 진흙탕길에서 생애처음 오토바이를 운전해보기도하고...장터에가서 할머니를 졸라 맛있는 것도 먹고...예쁜 추억이 하나 둘 기억이 나요.
(왼쪽부터 울아부지,큰고모영숙씨,할무니,그리고 예쁜 사촌동생)아침을 드시고,여주에계신 다른 할아버지댁에 가셔서 무려 3번의 제사를 지내고 오신 아부지.언젠가 아부지와 술을 먹고 물어본적이 있어요."아부지는 우리 예뻐하셨어요?" 이 물음에 자식인데 어떻게 안예뻐했겠냐고 하셨는데...그렇다면 저의 애정에 대한 표현력은 아부지로부터 물려받은게 분명하다는;;;; 토요일오후에나,집에계신 날에는 TV프로그램 선택권을 놓고 다투곤하던 기억이 전부였는데...지랄같은 날들이 흐르고,나이가 드니 새삼 그때가 기억이나요.어쨌튼 아버지 마음을 늦게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 늙은 호박을 다듬는 영숙씨. 제 이름은 큰 고모가 지어주셨는데 무척 촌스러워서 한동안 고모를 미워했어요.큭큭.왜 본인이 당한 설움을 저에게 물려주신건가요.;ㅁ; 글구 울 할머니.까다로운 시부모님을 모시고, 어리고 철없는 할아버지의 남자형제들을 거의 자식처럼 키우신 최고로 맘이 넓은 할마이. 외할머니는 서울할머니라 깐깐하고 어려웠는뎅 친할머니는 언제나 푸근하셨던 기억이. 승이 태어난 이후 맡겨진 현남씨와 저를 많이 예뻐해주셨어요. 그 당시 귀하다던 빵을 항상 집에다 쟁여놓으시고 밤 중에 우리를 깨워서 옥수수빵에 케찹을 발라주시곤 하셨어요.
그리고 고종사촌 은지. 이제 대학교 졸업반이라고 하는데, 이 아이가 태어났으때 생애 처음 사촌동생을 얻고 덤으로 아가를 무척 좋아해서 초딩꼬마주제에 아가를 안고 어르고 무척 예뻐했던 기억이 있어요.하지만 10여년을 못보고 지내니 어느덧 숙녀가 되어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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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밖 호박 아래에 바싹 말려지고 있는 빨간 고추, 이 고추를 바짝 말려 고춧가루로 빻고, 다시 그걸로 맛난 김치를...생각만 해도 츄르릅-

현남씨와 울 승을 저기에 앉혀놓고 빙글빙글 돌리던 기억.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그네도 망가지고, 놀이기구의 칠도 다 벗겨지고... 
 하지만 이 곳에 있노라면 그때 우리들의 깔깔대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요.

 할아버지의 귀여운 냥이. 사료가 아닌 밥을 먹고 자라시는 치즈냥이씨.
지난번에 봤을때는 겁많은 꼬꼬냥이었을뿐이었는데 어느새 훌쩍 자랐어요. 집안에서 더이상 머무르는 것이 아닌 외출냥으로 성장하셨음. 왠지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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