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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30. 23:27
 정리를 하다가 예전에 친구들에게 받았던 편지(이건 고등학교때)랑 크리스마스카드들(이건 중학교때)을 발견했다.  친구들과 글 주고받는거 정말정말 좋아해서 중학교 이후로 받은건 버리지않고 한쪽으로 모아왔었는데, 건대에서 살던 집이 워낙 습기가 많았던 곳이라 편지에 곰팡이꽃이 활짝 피었다고 이사올때 엄니가 버리고왔다라고 나중에 말씀해주셨음. 
 오늘 발견했던 편지를 찾다보니 익숙한 이름 하나. J.
난 말이지. N과 H와는 편지를 많이 주고 받은거 기억하고 있었어.(하지만 H의 편지는 공팽이와함께사라져버렸지)  하지만 그녀랑은 편지를 그렇게 주고받았는지 몰랐었다고 해야하나. 솔직히 그녀는 먼저 나에게 연락도 안한다고 기억하고 있었고. 학교졸업이후에 본적이 없었으니깐...
 그래서였나. 그 이후로 연락안하고 후에 H가 그녀의 결혼식에 같이 가자고 했을때, '흥 내가 왜?' 라는 생각으로 가지 않았어.(물론 최고의 이유는 내 자신을 남앞에 보이고싶지않았다였겠지) 
 ' 나 이렇게 이 아이에게 속내를 털어놓았구나' '이렇게 위로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녀에게 얼마나 못되게 굴었는지. 나한테 많이 섭섭했겠다라는 생각에 몹시 미안해졌어. 
 그리고 편지봉투위에 써있는 이름들을 보고, 내가 편지를 주고받았던 아이들을 생각해봤지. 그렇게 많은 아이들 중에 지금까지 연락하는건 겨우 둘 셋.
 그 아이들과 멀어진 이유가 뭐였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니깐 그런 생각이 들더라.
  맘대로 해석하고 내 뜻대로 안되면 화내고, 절교를 선언하고. 아..부끄럽다. 
 자신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면서, 아니 제대로 추스린다고 하더라도 그러면 안되지. 나의 블로그에 나의 미투에 온갖 좋은 말들을 써놓고 읽기만 하였구나. 
 타인에게 엄격하고 나에게만 한없는 어리광을 허락하였나라는 생각. 
 부끄럽고 미안하고... 그리고 앞이 깜깜해. 여태까지 이 모양으로 살아왔는데 조금 더 산다고 달라질 수 있을까. 성격탓? 환경탓? 나  못난 인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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