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비님이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시고 거기다 덤으로 기온도 떨어뜨려주시고...
그리 덥지 않은 오후에.
그동안 가려고 벼르고 있던 낙산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낙산공원이라는게 2호선중에 낙성대(?) 그 근처인줄 예상하고 있었는데요. 실제로 찾아보니 동대문역이더라구요.
이 곳은 그동안 여러 드라마나 영화에 종종 배경으로 등장했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가보니 예쁘긴합니당.
오래된 성곽. 사실 요게 찾아가려던 젤 큰 목적이였습니다.
하지만 오르막길을 십여분 올라가면서 등에 땀은 나기시작하고,
백년만의 화장은 얼룩지고 뭉치고;;; 길에는 파리가 넘쳐나고...
슬슬 우울해지려는 참에 마을버스 종점이 보이고 드디어 공원에 도착했답니다. 조그만 광장이 여러개 있고요. 쭉 이어진 성곽을 따라가보면 정자도 나옵니당. 날은 좀 흐렸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서 등뒤에 땀도 금새 마릅니다.
실제로 이 공원을 다 다니면 좀 시간이 걸릴테지만, 내리막길이 너무 길어 이러다간 못 올라올꺼 같아서 중간에 포기하고 그냥 가고 싶은곳만 한시간여 산책만 즐기다 왔답니다. ^^
정자로 가기위해 계단을 내려가야했는데...
꽃과 나무로 둘러쌓인 나무계단은 맘에 쏙들었어요.
낮이라 사람도 별로 없었구요.

정자를 지나쳐 나오면 바로 공원을 빠져나가게 되는데요.
공원쪽 길, 들어온 길 그대로 나가기 싫어, 집들이 보이는 옆길을 이용해서 나갔답니다.
오래된 집들도 많아서 그런지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한 이십년전쯤, 어린시절 살던 동네로 오는듯한 착각도 들었습니다.
전 아파트보다는 이런 흙냄새 나는 집들이 좋답니당.
동네가 이뻐서 사진도 많이 찍어왔어요.
단점은 내리막길이 너무 가파라서 겨울에는 결코 오지 못할꺼 같다는 겁니당..

산책이 의외로 짧아서 오랫만에 걷기로 하였답니다.
동대문역쪽으로 가서 버스 노선을 따라 걸었어요.
동대문역- 보문동- 성신여대 ...
보문동에도 옛날 집들이 많아요. 보문동안쪽에는 먹자골목이 있는데, 아무곳이나 뛰어들어가서 뭔가를 자꾸 먹고 싶었어요.
가게들도 오래되어보이고... 길가에도 기와 얹은 2층집도 있공.
재미있는 구경들을 했습니다.
이 길을 걷다보니 고등시절 친구들과 남학교 문화제때 놀러왔던 기억이 났구요. 후후후..
성신여대쯤에 이르어서는 우연히 바이올렛양과 같은 이름을 가진 상점을 만나서 예쁘게 써있는 바이올렛이라는 이름도 찍어왔습니당.

성신여대앞 돈암동은 여전히 사람많고 부쩍거립니다.
요 길도 몇년전만해도 자주 오곤 했는데...
예전에 친구와 함께 오던 카페가 있던 자리에는 새 건물을 짓고 있더라구요. 즐겨가던 추억의 장소가 없어진다는게 이런 기분이구나...라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당...

요건 바이올렛양 선물!

'속삭이다 > 소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충청도①  (3) 2005.08.12
스페이스 페스티발  (3) 2005.08.01
왕방산 계곡  (5) 2005.07.24
제주도-넷째날  (4) 2005.07.18
제주도-셋째날②  (2) 2005.07.18
Posted by 헤더
:

카테고리

category
마음이가는곳
속삭이다
雜學多識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otal :
Today : Yesterday :